[미국여행] 시차부적응/샌프란시스코 보물섬 Treasure Island/노숙자의 시비
시차부적응
한국과 샌프란시스코의 시차 16시간. 한국보다 16시간 느린 샌프란시스코의 시간에 적응하기 위해 비행기에서 잠도 안자고 반좀비 상태로 잠을 버텼건만, 결국 시차부적응의 늪에 빠져버렸습니다. 새벽4시가 넘도록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다가 동이 틀 즈음에야 겨우 잠들기를 몇 일... 3일 정도는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잠자고 밥만 먹으러 나갔던 것 같습니다. 정신이 말짱해지는 밤에는 위협적인 포스로 거리를 배회하는 노숙자들의 존재때문에 호스텔에 박혀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차부적응으로 올빼미 생활을 하던 저는 5일차에야 겨우 제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야경명소 Treasure Island 보물섬
시차부적응으로 소중한 시간들을 잠으로만 보내던 그때, 한 한국여자분을 우연히 복도에서 마주치면서 드디어 외출을 하게 됐습니다. 그녀가 이끈 곳은 샌프란시스코의 야경명소로 꼽히는 'Treasure Island 트레져 아일랜드'입니다. '보물섬'이란 뜻의 이 섬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오클랜드로 넘어가는 베이브릿지(Bay Bridge) 중간에 위치한 인공섬입니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오클랜드 방향으로 가다보면, 버스가 베이브릿지 중간에 왼쪽으로 진입해 정류장에 세워줍니다. 사실 버스에서 내려 야경을 보는데, 주변에 사람이 너무 없어서 여기가 야경명소가 맞나라는 의심을 좀 했습니다.
<트레져 아일랜드에서 바라 본 베이 브릿지>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오히려 이 멋진 야경을 조용한 분위기에 즐길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아이폰만 들고 다니면서 아경촬영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터라 사진이 흔들리고 형편없습니다...ㅜㅜ
야경을 보다가 문득 샌프란시스코에 관련된 노래가 듣고 싶어 토니 베넷 Tony bennett의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를 틀어놓고 감성허세를 부려봤습니다. 아직도 이 노래만 들으면 그 때 그 장소의 느낌, 기온, 바람, 고요함, 물에 비친 도시의 불빛, 달의 모양까지 생생히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트레져 아일랜드에서 바라 본 Golden Gate Bridge 골든게이트 브릿지(금문교)>
트레져 아일랜드에서 샌프란시스코 도심 쪽을 바라보다 보면 왼쪽으로는 가까이 베이브릿지가, 오른쪽으로는 멀리 금문교가 보입니다. 날씨만 좀 따뜻했으면 바윗가에 앉아 간식거리라도 먹었으면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밤에는 꽤 쌀쌀한 편입니다.
샌프란시스코 노숙자의 시비에 걸리다
야경을 보고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 근처 버스정류장에 내렸습니다. 그런데 정류장에서 숙소로 오는 그 짧은 거리에서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가이드북과 인터넷을 통해 노숙자들을 주의하라는 글들을 읽었기에 최대한 조심했지만, 결국 노숙자의 시야에 들고만 것입니다. 동행분과 같이 숙소로 가던 중, 노숙자 몰골의 흑인 한 명이 돈을 구걸했습니다.
"Hey bro, Gimme some bucks"
"Oh Sorry, I don't have cash"
"..."
"What's funny? Are you laughing at me now?
하하하... 조용히 넘어가고 싶어 살짝 미소를 지으며 거절했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덩치 큰 흑인의 도발은 꽤나 위협적이었기에... 네.. 쫄렸습니다ㅋㅋ 하지만 동행분이 여성분이었기에 혼자 도망치는 건 말도 안됐고, 혹여나 흉기나 총기를 들었을 가능성도 있기에 도발에 응하는 것 역시 선택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저를 향해 욕을 하며 빠르게 다가왔지만 다행히 신체접촉이 있기 전에 주변에 있던 한 무리의 사람들이 노숙자를 말린 덕분에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외국 나가면 밤에 조심히 돌아다니라는 말을 되새기며, 한국의 치안상태가 역시나 최고라는 것을 절감한 외출이었습니다.
* 외국에서는 우리나라와 같이 마리화나의 매매 및 재배, 흡연이 불법인 나라들이 대부분입니다(몇몇 나라나 주에서는 허용). 그럼에도 외국여행 중 길거리에서 약에 취해 눈빛이 몽롱한 외국인들을 종종 만나볼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위험한 건 아니지만, 간혹 눈 풀린 노숙자들이 위해를 가할 수도 있으니 그들을 본다면 꼭꼭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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